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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6.04.28 [04/28] 최선과 최악의 기로에서 33

[04/29] 성당 릴레이

my diary 2006. 4. 30. 05:04

* 12시 30분.

서초3동 성당 혼배 있는 날이다. 그래서 이번주도 못쉬고 아침부터 결혼식행. 주말마다 정장에 주말마다 나와서 점심 먹으려니 (그 얘긴 주말 아침 일찍 기상이라는..) 힘들긴 힘들다.

어쨌든,
반포대교 남단으로 쭉 가기만하면 바로 있는 성당이라 위치가 찾기 좋아서 거기서 플러스 점수.
적어도 수서성당 보다는 교통이 훨씬 좋아서 플러스 점수.
성전 규모가 참 아담해서, 원래 성당 결혼식은 다 밥먹으러 가서 혼배미사가 진행되는 성전은 썰렁해지기 일쑤인데 아담해서 안썰렁해보여서 플러스 점수.
2층에서 결혼하고 1층으로 사진 찍어 내려오는 외관 계단에서 신랑신부들 내려오는게 참 예뻐서 스토리앨범 찍으면 되게 각이 잘 나올 것 같아서 플러스 점수.
밥 대따 맛있어서 왕 플러스 점수. 목동부페 예술 완전 예술.

다만 신부대기실이 너무 휑하며 다 들여다보여서 마이너스 점수.
뭔가 시골성당 처럼 약간 구리구리한 면이 있는 마감재라서 마이너스 점수.
원판 사진 찍는 공간이 협소하여 친구 많기로는 세상 뒤질자 없는 오빠는
친구들을 아마 4부로 서던가.. 남자들만 가득하게 2부 찍어야 할 것 같은 상황이라 마이너스 점수.
주차가 난감하지만 오히려 수서성당보다는 나아서 쏘쏘.

어쨌든 여러모로 수서성당보다 훨씬 좋다.

어제 어머님도 수서성당의 사무장이 불친절해서 기분이 많이 나쁘셨다는 얘기를 오빠가 해서 어느정도 희망이 보이기도 했고, 워낙 위치와 교통에서 Win이다 보니까 수서성당보다 훨씬 말빨이 잘 먹힐 것 같다. 오빠가 무조건 금주 중에 예약 추진하기로 했다.


* 2시
원래 나의 로망플레이스 성당으로 이동.

내가 서강대 성당 딱지 맞은 다음에 "그럼 어머님 ***동 성당이 좋아요~ 역삼동성당이랑 굉장히 여러모로 비슷한데 역삼동성당보다는 훨씬 예약하기 수월해요"라고 추천했으나, 들어본적 없는 성당이라고 개무시 당했던 성당;;; 오빠도 성당 안다니는 나보다 성당 40년째 다니시는 어머님이 낫지 하면서 안 믿었던 성당;;;

그러나 어제 수서성당에서 사무장에게 기분 나쁜 경우를 당하셨던 어머님이 짜증나셔서 어디 다른데는 정녕 없나.. 하시다 내가 얘기한 성당이 생각이 났다고 하셨다. 그러다 가셔서 완전 반하심. 내가 말한대로 성당이 깨끗하고 고급스럽고 쾌적하고 무엇보다도 주차가 좋고 사무장도 매우 친절하고.
근데 여기는 타본당 신자는 6월 1일부터 예약 가능하다고 하셔서 "아 저기 너무 하고 싶네.."하시면서 그냥 돌아오셨다는 성당이다.

오빠도 성당 보는 김에 이 성당 보고 싶다고 해서, 내가 정림언니 결혼할때 갔던 기억을 더듬어서 운전해서 이끌고 갔다. 그리고 오빠도 완전 반함. 완전 ♡.♡ "그렇게 사람들이 내 말을 안 믿고. 내가 아무데나 추천할 것 같아? "하면서 나도 잘난척. 40년 성당 다닌 어머님앞에서 고작 몇개월 웨프질 했다고 아는척 하지 말라고 무시하던 오빠도 완전 깨갱. "이제 자기 정보를 신뢰하겠어요." 이렇게.
아아. 내가 이 성당 추천한게 무려 만 2달전부터인데.. 진작 오셔서 봤으면 아주 간편하잖아? 내 말을 안믿고. 흠.

어쨌든 어제 준스튜디오를 보고 온덕에, 이젠 반포스튜디오로 사진 찍게 해주는 성당도 그저 너무 감사할 뿐이다. 나도 여기서 했으면 좋겠다 하는 소원을 가득 품어 버렸다.


*3시
나의 로망성당을 보고 둘이서 너무 감동하여 삘 받아서 반포스튜디오 예식부 티베리아 행.
그래 우리 기왕 이렇게 된거 사진 보자. 그럼 어제랑 확 비교될거 아냐 하며.
으하하하 반포스튜디오 원판 + 스토리 = 210만원. ㅠ.ㅜ
허나 사진 퀄리티가 꽤 된다. 진짜 그냥 저냥 보통은 된다.
이모씨도 스토리앨범을 보고 흡족해서, 사진이 다른 보통 데보다 100만원이 더 비싸지만, 대신 성당으로 하게되면서 최소한 인당 2만원씩, 밥값만 600~800 세이브했으니 100만원 더 쓰는거 괘념치 말라고 달래줌.

어쨌든 티베리아에서 상담 하는데, 상담실장 아주머니가 자꾸 스튜디오 토털하라고 꼬시는데.
본느마리에/벨리타/로즈로사 + 칼라빈이라니까 신부님 격에 떨어진다니 어쩌니 하면서 자꾸 친치아페리 하라는 둥, 친치아페리 안되겠음 에스메랄다 하라는 둥, 칼라빈 말고 제니하우스 하라는 둥 자꾸 민다. (티베리아는 제휴업체가 노비아, 친치아페리, 에스메랄다, 이경민, 제니하우스, 김청경 등 무지무지 비싼 업체들이다.)
"비싸서요.." "글쎄요.." 자꾸 그러는데도 도무지 설득을 그치지 않아서,
"실장님, 저 예전부터 반포스튜디오 스토리앨범 하고 싶어서 여기에만 210만원이라 다른 것들은 다 저가로만 구성했습니다. 210만원짜리 생각하면 더 비싼 거 못합니다." 라고 하니까, 워낙 우리에게 70만원짜리 디지털 세미스토리 하라고 하던 중이었던 실장님이셔서 그런지, 오히려 더 기뻐가지고 "아유 그러셔야죠, 아유 그러셔야죠" 하면서 그제서야 설득을 멈춘다.
아 젠장 210만원 정말 피눈물 나는데 ㅠ.ㅜ

암튼 티베리아에서 나와서, 오빠가 "자기가 한데가 어떻길래 자꾸 그런거야?" "엉, 다 청담동에서 제일 저가샾들 쪽이야. 메이크업은 중가고" 그러니까 "아니 예식장보다 훨씬 적게 들이게 되었는데, 그럼 대신 드레스랑 메이크업 좋으걸로 하지 그래" 하면서 오히려 북돋아준다. 자슥, 이제 데꾸 다니니까 대충 눈에 보이나 보구나. 그래도 반포스튜디오에서 스토리 찍으려면 다른건 너무 비싸서 못한다오.. 흐흐흐흐흐..


* 암튼 각은..
금주 중에 오빠가 절대 절대 서초3동성당 예약하도록 어머님께 확고히 설득 시켜놓고.
서초3동 성당을 보험을 들여놓은 상태에서 나의 로망성당 대기자로 올라가는 것.

Posted by europa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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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를 시작하면서부터 내가 목숨 걸고 있는게 하나 있다.
결혼의 모든 과정을 쭉 다큐식으로 사진에 담아놓은 스토리 앨범.
단순히 스냅사진이 아니라 식이 진행되는 순간순간의 묘미를 스토리로 담는 것이다.

내가 이 어울리지도 않는 '샬롯질'에 빠져들게 된건 바로 혜은이의 결혼사진을 보면서부터다.
혜은이 결혼식때 어떤 사진하는 혜은이의 친구분이 정경들을 쭉 찍어주셨는데 너무 감각적이어서 완전히 매료되었었다. 나도 결혼할 때 그런 분 있으면 정말 좋겠는데 라고 늘 생각해왔었는데 그런데 알고보니, 이 결혼업계에는 그런게 아예 일반화 되어있는 것이었다. '스토리앨범'이라고.
그래서 난 리허설 사진은 안찍어도 스토리앨범은 제대로, 최고로 찍겠다고 다짐해왔다.

그러나 나에게는 또 하나의 전제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성당 결혼.
성당 결혼도 엄연히 혼배 미사이고, 미사 촬영은 엄격하게 단속하는게 바로 성당이다.
그래서 성당은 대부분 지정스튜디오를 둬서 운영한다.
그리고 그 지정스튜디오의 대부분은 내가 초중고시절 무지하게 사진을 찍어대던 바로 그 반포스튜디오. 반포스튜디오의 스토리앨범은 꽤 괜찮지만, 너무너무 비싸서 원판+스토리앨범을 하게 되면 그것 가격만 210만원이다. 무려! (나의 리허설촬영+드레스 4벌+턱시도2벌+메이크업 2회+다큐앨범의 견적이 259만원인것을 기억해보라)

그래서 난 정말로 서강대 성당을 원했었다.
왜냐면 서울에서 거의 없다시피한 '지정스튜디오 없는 성당'이었기 때문에.
남자친구는 예비 시부모님이 서강대 CC 커플이기 때문에 문제 없을거다 라고 완전 장담했었는데.
서강대 CC셔서 너무 많이 서강대에 예식을 보고 오신 예비 시부모님이 완전 반대를 선언하셨다.
미사를 올리는 이냐시오관과 식당이 너무 멀다! 라는 이유로.
(성당결혼의 그 긴 시간을 생각했을때 이건 꽤 합리적인 반대사유인지라 나는 두손 들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한참 후 (무려 1달 흐름)


요즘 오빠 어머님은 매일매일 성당 보러 다니신다.
그런데 항상 헛걸음. 당연하지 이렇게 늦게 가셔서 식장이 있을리가 없나.
그러게 내가 알아보겠다고, 내가 후보군 선정후 넘겨드리겠다고 오빠에게 아무리 얘기해도 오빠는 지금 내가 나선다고 하면 어머님에게 찍힌다고 어머님이 고생하다가 현실을 알고 포기하시면 그때 내가 나서도 좋다 라는게 오빠 전략이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어제는 결국 "니네 토요일에 하겠다고 계속 우기면 식장 없어서 올해 결혼 못할테니 그리 알아라!"라고 짜증을 내셨다고 한다.

오늘 내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비교적 신축성당인 서초3동 성당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10월달과 11월달에 아직 자리가 있단다! 그것도 12시~1시에 하루에 한 타임만 보는데!
위치도 강남 한복판이고 부페도 초이스부페 or 목동부페 선택이라 음식퀄리티도 좋고.
그런데 그런데 무려 무려! 지정사진관이 없다~!!!!!!!
난 정말 눈물 날 정도로 기뻤다. 정말 펄쩍펄쩍 뛰었다.

단점으로 주차장이 겨우 20석 밖에 안된다지만 그건 문제 될 얘기가 아니다.
어차피 성당 주차장들 다 쪼그맣고 외부 빌딩과 공용주차장 임대를 해야 하니까.
어제 보고 온 로이 스튜디오 스토리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찌나 기쁜지!

그래서 오빠에게 전화, 오빠는 어머님께 전화.
그 때 어머님은 분당요한성당에서 성당 보고 계셨다고 한다.
나 또 머리속 까마득. 분당요한성당은 토털패키지 성당이다. 무슨 드레스와 메이크업까지 성당지정이다. (그 이유가 이상한 사람들이 제단을 어지럽히기가 싫다나? 뭐 그런 말도 안되는. 헬퍼들에게 제단 올라가지 말라고 하면 안 올라가지, 그걸 밟냐?)
오빠는 오빠대로 거기가 지방이지 무슨 서울이야! 민폐 끼칠 일 있어! 하고 버럭버럭.
어쨌든 어머님이 서초3동 성당 보러 가시겠다고 했다.


그리고 밤.
떨리는 마음으로 어머님 재가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하다.

어머님 : '다 좋은데 사진을 길에서 찍어야 하더라?'
성당은 직계가족만 실내에서 찍을 수 있지, 가족친지친구사진은 실외에서 찍어야 한다. 보통 성당 올라가는 계단에서 많이 찍는데, 이 성당은 그 계단이 없다.

그래서 내가 '거기는 길에서 찍을 상황이 안되면 옥상에서 찍는대요' 라고 전하라고 하니 옥상은 더 싫으시다고. 그래서 내일 수서성당 가보시겠다고.

터어어어어어어얼썩.


수서성당은.
그나마 반포스튜디오도 아니다.
그나마 방배스튜디오도 아니다.
그나마 워커힐 스튜디오도 아니다.
그나마 포토맥스도 아니다.
그냥 일원동 동네 사진관이다.

그 유럽 수도원 같이 성당이 예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사진관 바꾸고 싶다고 그렇게 애원하고 노력해도 죽어도 일원동 동네 사진관이란다.
스냅사진의 퀄리티가 다 원판사진이란다. 완전 80년대 사진. 이걸 왜 돈주고 사야 하나 싶은.
그래서 웨프에는 이 수서동 성당의 사진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

순식간에 이렇게 최고와 최악으로 왔다갔다 할 수 있을까..


어머님의 '사진 찍는 데가 이상해'도 좀 납득안되는 이유지만
나의 '사진이 엉망이에요'도 어른들에게 설득시키기 쉽지 않은 이유다.
게다가 서초3동성당의 주차장 태부족 이라는 단점이 있으므로
수서성당의 주차시설이 더 좋으면 설득방안이 없다.


오빠는 내가 성당 때문에 너무 걱정을 하니까 자기만 믿으라고 꼭 막겠다고 다짐을 하는데,
서강대 성당도 자기가 다짐하고서는 지고선.

아.. 부디 수서성당이여 자리가 없어라 없어라 없어라 없어라 없어라.


어쨌든 토요일에 서초3동성당으로 혼배 보러 간다.

Posted by europa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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