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머님 인터셉트했다.
딱 한시간 있다 갈려고 했는데 뭔 2시에 들어가서 나오니까 한 9시.. 어찌나 할 얘기가 그렇게 많던지.
우선 신혼여행 7박 8일인거 말씀드렸음.
니네 돈 너무 쓰는거 아니냐 하시지만 뭐 당신 아들이 결정한거니까 뭐라 크게 타박 못하심.
청첩장 : 어머님 paper barn 의 리본 묶은 청첩장에 꽂히심. 이거랑 바른손 카드 청첩장 하나랑.
가격이 2000원쯤 된다고 하니까 어머님 살짝 고민중이심.
그러나 여전히 꽂히신 것 같아서 500장 100만원 정도로 인쇄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Paper barn 청첩장으로 하게 되면 나도 굳이 메리토리오나 인지오카드를 인쇄할 필요 없이 같이 하면 되고. 어쨌든 리본 묶은 청첩장은 처음 보신건데 좋으시다고 하셔서 리본 묶은 청첩장 많이 볼수 있다고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클럽웨딩을 알려드렸다. 어차피 어머님 자주 드나드시는 곳이라서 한번 들리셨을때 가보시라고 하고 어머님 함자를 클럽웨딩에 등록시켰다. 아마 민트카드나 에끌라 보고 좋아라 하고 오실것 같다.
한복은 이승현 한복이길 바랬지만 이건 구식이라고 패스하시고, 백옥수 한복과 비단빔 한복을 마음에 들어하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이 잘 가는 구현대 한복집과 미성아파트 한복집도 같이 다니게 될것 같다.
암튼 어머님께 7월말이나 8월초에는 한복하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음.
두루마기는 안하게 될것 같다. 나중에 당의나 배자를 대여하지 않을까.
그나저나 그 아파트 한복집들은 대여 잘 안해준다는데 당의나 배자 어떻게 하지.. 웅..
백옥수한복에서 저고리 치마 이렇게만 했으면 좋겠다.
예단은 밍크코트도 있다고 하시고 침구세트도 굉장히 많다고 하시고 그릇도 굉장히 많다고 하시고.
워낙에 침구세트와 그릇들이 최고급을 쓰시기 때문에 웬만하게 해서는 그닥 표도 안날거라고 괜히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신다. (어머님 진짜 최최최고급만 쓰신다. 결혼할때 그릇 좀 챙겨주신다고 하셨는데 커피잔 받았으면 좋겠다. 쿄쿄쿄쿄쿄 - 여우로 변신중인 임로파 -)
암튼 그래서 차라리 그렇다면 그 돈을 집에 보태는 것이 어떠냐 하시는 말씀을 슬쩍 흘리셨다.
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말씀이시긴 한데, 그럼 예단을 1천 올려서 현금 3천을 하면 아버님 양복이랑 어머님 가방도 같이 해야 하는걸까. 뭐 어머님 가방 역시 명품가방으로 많이 있으신 분이니까 가방도 역시 침구세트나 그릇이나 마찬가지 상황일것은 같은데.. 그냥 아버님 양복만 해야 하나.. 아 머리 지끈지끈. 예단 3천으로 해야 하는걸까 아니면 예단 2천에 집값으로 따로 천만원 쥐어드려야 하는걸까. 아 지끈지끈 또다시 웨프 익게에 sos하게 생겼고.
어쨌든 액세서리도 안좋아한다고 그러지 화장품 모 쓰니? 그래서 “미샤요” 하고 의상브랜드 뭐 좋아하니? ‘저 이대앞이랑 강남역에만 사요’ 그래서 우리 어머님 나한테 두손 다 드셨다. 결국 어머님이 백화점 끌고 다니실 것 같다. 흐흐흐.
아 그리고 혼주 메이크업은 칼라빈에서 하시기로 하셨다. 살짝 출장메이크업으로 돌릴까 했었는데 어쩔수 없네. 어머님이 워낙 고급분 (표현이 이상하지만)이셔서 여러모로 쉽지 않은 구석이 있다.
집은 여의도와 강남을 꼭지점으로 해서 마름모꼴로 알아보라는 어머님의 지령. 담보대출 금지로 인해 어쩔수 없이 전세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전세금액이 만만치 않은 높은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다. 어쨌든 후보군은 옥수/행당/금호지구, 동부이촌동, 상도동/본동/흑석동지구, 광흥창역 주변, 사당동 정도로 설정.
어쨌든 시시콜콜 상의하고 시시콜콜 얘기하고 수다 떨고 그러느라 오후 2시에 들어가서 9시에 나왔네;; 처음엔 사실 악연으로 시작했지만 적당히 내가 마음을 비우고 난 그냥 무작정 잘하기 모드로 나간 다음에는 그럭저럭 살만하다. 어머님도 처음에 나한테 잘못하신것이 있으셔서 그런지 그 다음부터는 잘해주시려고 하시고. 또 오빠도 예전에 데이고 나서부터는 나한테 조금이라도 피해 갈까봐 펄쩍 뛰고 그러니까.
그나저나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우리 결혼식의 럭셔리 코드는 절대 꺾이지 않고 있다. 페이퍼반 청첩장이나 백옥수한복이나 우헤헤헤헤헤헤;; 정말 식장과 밥과 드레스와 메이크업 빼고는 죄다 최고급 우헤헤헤헤헤헤;; (이제는 반쯤 미쳤음. 나도 적당히 동조모드가 되고 있음. 내가 어떻게 해본다고 되지 못한다는걸 깨닫고 나서는 완전 포기모드.)
그런데 가구보다 사실 나는 7,8층 소품 코너에서 완전 넋나갔다. 7월 17일까지 세일이라는데 모조리 긁어오고 싶은 이 마음을 우짜랴. 아아아아 지르고파 지르고파 지르고파 지르고파 (근데 집도 없는데 어디다 쟁여놓으려고 막 지르려는건지;;) 암튼 내일 점심시간에 다시 가보던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