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테리어 코디네이터 정인지님께 집을 의뢰했다.
아주 우연이었다. 계약한 전세집이 올수리 되어 있고 도배도 새로 싹 되어 있는 집인지라 도배를 하기가 참으로 면구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포인트 월은 하고 싶었고. 어떻게 해서든 표 안나게 포인트월을 하고 싶어서 그럴 방안을 고민. 그러다가 포인트월 인테리어를 한 사람들을 찾다보니 정인지님의 집이 검색되었다.
그래서 찬찬히 보다보니.. 오호라. 지금까지 제가 스크랩해놓은 집들이 모두 정인지님 댁이었다.
지금까지 난 각각 다른 회사에서 했겠거니 했는데 모두 한분의 작업이라는걸 알고 정말 너무 놀라웠다. 정말 내가 스크랩한것들이 진짜 가득 이 분 작업에서 발견.
게다가 이분은 내가 갖고 있는 크로슬리 턴테이블을 갖고 계시고 또한, 나의 로망인 이케아 빨갱이 케비넷도 이분의 로망. (왠지 오프타임 빨갱이 홀 4단 서랍장도 좋아하실 것 같다) 꽃무늬나 비즈커튼 등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것, 깔끔하고 모던한 걸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딱딱 모던은 아닌 살짝 부드러운 모던을 추구하시는 점이 나와 취향이 참 맞아서 참 기쁨!
9월 중순 이후에 한번 만나뵙게 될것 같은데, 작업 의뢰물은 커텐과 침구, 서재와 드레스룸의 블라인드, 쇼파와 테이블, 식탁, 스탠드, 시계, 협탁 등등의 소품들과 가구들. 그리고 나의 그 난감한 침실 (샤인 다크오크와 소너스로맨틱을 다 갖고 있는)에 대한 솔루션 요청이 될 것이다.
완전 유명한 프로 인테리어 코디네이터에게 홈데코를 맡겨서 돈을 아주 많이 쓰는 것 처럼 보일지 모르나, 실제로 백화점이나 이브자리나 젠이나 이런 데서 침구랑 패브릭 사는 것보다 훨씬 싸다. 한샘 같은 가구점에서 가구 사는 것보다도 훨씬 싸고. 내가 생각해도 내가 너무 기특하다. 쿄쿄쿄쿄. 돈도 저렴하게 들이고 원하는대로 꾸미고 발품도 안팔고.
# 2. 현대홈타운 주택문화관 탐방.
오빠가 모델하우스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은마아파트 앞에 있는 주택문화관에 갔다.
아아아 대박 부러웠다. 특히 그 33평의 그 예쁘디 예쁜 빨간색 키친바흐급 씽크는 얼마나 부러운지.
(내가 또 빨강에 열광하지 않는가) 우리가 새로 산 용인 래미안집도 내부 씽크가 저렇게 키친 바흐 급으로 들어가있다고 오빠가 증언하는데.. 아아 진짜 나도 내 집에 살고 싶다. ㅠ.ㅜ
2003년식 36평 래미안을 두고 1993년식 32평을 들어가야 하는 내 신세여.
그래서 계속 오빠에게 내년에 신분당선 완공되면 용인 가서 살자고 조르고 조르고;;
언젠가 내 집에 살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어쨌거나 모델하우스 구경은 정말 재밌다. 오빠도 너무 신나하고.
우리 이렇게 복부부가 되어 가지 않으려나.
# 3. 한샘 논현 직매장 매트리스 체험.
모델하우스에 너무 재미를 느낀 우리 커플. 이 기세를 모아 가구직매장도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
특히 요새 한샘에서 매트리스체험전을 하니까 거기 가서 한번씩 누워보자고.
논현동 직매장 지하1층 한 100평 정도를 모두 채운 매트리스 체험전. 사람은 되게 많은데 설명해주시는 직원분은 두명. 그 둘은 당연히 어머님들 대동한 커플들에 설명중이시고, 우리는 정말 우리끼리 신나게 돌아다니며 누워보고 또 누워보고. 정말 나는 늘 혼자 또는 오빠랑만 다니다보니 가끔 푸대접도 받는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솔직히 이러고 놀기에는 아주 좋다. 얼마나 맘 편한지. 옆에서 직원이 아주머니 고객들에게 열과 성을 다해 설명하고 있으면 그거 옆에서 엿듣고 우리도 참고하고. 역시 한샘 직원인 (아마 저 설명하시는 분보다 많이 높으실) 형님에게 전화해서 매트리스에 대한 설명도 듣고. 게다가 커피가 맛있어서 커피 타 마시면서 돌아다니면서, 일일히 침대마다 눕고 한명 누우면 옆에서 발라당 도 해보고 굴러도 보고.. 꼭 우리 둘다 매우 매니아인 시트콤 프렌즈에서, 재니스 남편의 가게인 '매트리스 킹'에 간 모니카와 챈들러 처럼 그렇게 신나게 '놀았다.'
대략 우리가 맘에 든 것은 노뜨 팜 3003과 스프링 씰리 델타. 라텍스는 뭔가 몸이 묻히는 느낌이라 더운거 싫어하는 오빠는 더울 것 같다고 기피, 나는 딱딱하지 않아서 기피. 어쨌든 형님이 '별 차이 못느끼겠으면 그냥 스프링 사라'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을 밭잡고 스프링 씰리 델타 살 가능성이 아주 높다. 솔직히 형님의 소비방식은 어머님의 그것과는 좀 달라서, 나하고 잘 맞으시다. 형님이 안계셨다면, 또는 형님이 가구회사에 안다니셨다면, 내가 "스프링 샀어요." 했으면 분명히 어머님에게 한소리 들었을텐데, "형님이 스프링 권해주셨어요."하면 만사 OK니까 형님이 계셔서 든든하다.